대기업과 일 잘하는 방법

아는 사장님이 예전에 들려주셨던 말.

“대기업과 일하려면 두 가지만 알면되. 면피와 부분최적화”

다소 씁쓸해보이지만, 이 말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등 보수성을 띄게 되는 조직과 일할 때 어느 정도 통하는 말일 것이다.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 인사고과 방식, 문화를 고려해서 일하라는 소리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1. 부분최적화

S사와 일한다고 할때, A팀의 팀장에게 가서 “이 일을 하면 S사의 발전에 크나큰 기여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이런 이야기는 오너에게는 와닿을 지언정 해당 팀장에게는 그냥 마냥 좋은 소리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일을 하면 A팀의 성과에 이렇게 기여가 될 것입니다”라고 그 범위를 담당자의 직접적인 고과범위로 최적화 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내부 고과가 매출에 KPI가 잡혀있으면 매출 향상, 비용 절감이 이번 분기 목표면, 비용 절감에.. 등으로 직접적인 성과로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이다. 

구글에서는 OKR(Objectives & Key Results)라는 목표 관리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전사적으로 각 부서가 갖는 고유의 OKR을 공개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다른 팀과 일할 때는 다짜고짜 도와달라고 하기 보다는 해당 팀의 OKR을 살펴보고 요청하고자 하는 업무가 해당 팀의 OKR과 어떻게 align되는지를 파악해서 그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일을 진행하기가 수월하다.

2. 면피 (면책)

그래서 이 일이 잘되면 팀의 성과로 인정이 되므로 좋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일이 잘못 된다면? 아마 대형/오래된 조직과 일할때 가장 답답한 부분이 이 질문에 대하여 답변을 준비하는 부분일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이게 잘못되면 제가 책임질 수 싫은데없는데 어떻게 하실거죠?”라고 물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놓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넌지시, 해당 일이 잘못되었을때 담당자가 면피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 + 명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업 차원에서는 사실 외부 회계 감사 보고서 부터 각종 변호사 검토, 컨설팅 펌 프로젝트가 이러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그리고 개인차원에서는 사소하게는 인감증명서 제출이 되었건, 대표이사 연대보증에 이르기는 것들이 이러한 ‘잘못된 경우’에 담당자가 면책을 하기 위한 안전망이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담당자가 상사에게 보고 혹은 감사(audit)를 받을 시에 면책될 수 있는 자료를 잘 제공하여 일의 진행이 수월하게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요령일 것이다.

한줄 요약하자면, ”잘되면 팀장님 덕분, 안되면 어쩔 수 없는 환경탓/제탓입니다“이라는 논리를 잘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대기업과 일 잘하는 방법이 아닐까. 

물론 가장 중요한 실력은 기본이겠지만..

Author: John

Positive tenacity. CEO at SendBird 💬 The no.1 conversations platform for mobile apps. Investor at Valon Capital. Ex-#1 FPS pro-gamer. ⭐️ Interested in creating scalable impact through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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