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해도 아무 소용 없을 수 있다

Peter Thiel 아저씨가 최근 Zero to One을 쓰면서 정리한 개념 중 가장 임팩트있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

“A business creates X dollars of value and captures Y% of X.
X and Y are independent variables”

당신이 $X만큼의 가치를 창출해내고 그중 Y%만큼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X와 Y는 독립변수라는 것. 아무리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더라도 전혀 당신게 아니게 될 수도 있고 (나중에 일부라도 되찾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가치를 만들더라도 온전히 독점적으로 본인이 차지/점유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이상적으로는 큰 가치를 만들고 싹다 점유하게 되는 독점적 구조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하지만 잊기 쉬운 점은, 독점적인 위치를 전제로 하기 위하여는 우선 $X의 가치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X의 가치를 만드는 것을 쪼개보면, 당신이 D의 방향(Direction)으로 E만큼의 노력(Effort)을 해서 가치가 만들어 진다고 하면, D와 E 또한 독립 변수라는 점이다.

$X = D방향 * E노력 * 환경변수(운 포함)

즉, 방향성을 잘 못 고르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도 가치를 전혀 못만들 수도 있다. Paul Graham의 표현을 빌리자면 Make something people want를 하지 못한 경우다. 물론 방향도 잘 잡고 노력도 잘했으나 굉장히 운이 나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경영자/리더에게 조금 더 책임을 지우자면, 환경변수/운을 고려한 것 조차 의사결정을 내린 ‘방향’의 일부로 보면 다음과 같이 단순화 된다:

$X 가치 = D 방향 * E 노력

즉, 방향 잘못 잡으면 겁나 노력해도 삽질이 되어 전혀 가치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분명 밤샘 개발하고, 불철주야로 일했으나, 성과가 고만고만하다면 방향에 대하여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제품을 잘 못 만들었거나, 타겟 시장을 잘못 골랐거나, 실행을 위한 팀 구성이 잘못 되었거나, 필요한 자원이 모자라거나 (하지만 자원이 모자라면 모자란데로 잘할 수 있는 길(방향)을 잘 골라야함)..

이는 조직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레벨로 놓고 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열심히하고, 고생하였는데 왜 성과만 운운하며 인간미 없게 인정을 못해준다고 느껴 속상해 하거나, 왜 누군가는 덜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도 잘먹고 잘 살고있는데, 나는 이 고생하는데 처지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면, 결국 내가 노력을 하는 곳이 가치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설정이 안되어있는 건 아닌지 회고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전혀 막다른 길처럼 보이는 곳이 의외로 좋은 길인 경우도 많다. 최근 고생하다 막판에 잘 풀린 회사들 보면 그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데, 당사자들도 그 동굴의 끝을 몰랐던 고생길의 끝에 어마어마한 보상이 놓여있기도 한 걸 보면, 참 한치 앞도 알기 힘든데, 하물며 1년, 2년 후를 어찌 알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사업의 끝판왕은 끈기/근성(tenacity, relentlessly responsible)이 아닐까 싶지만.

Author: John

Positive tenacity. CEO at SendBird 💬 The no.1 conversations platform for mobile apps. Investor at Valon Capital. Ex-#1 FPS pro-gamer. ⭐️ Interested in creating scalable impact through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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