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dBird의 실리콘밸리 시리즈 A (Series-A) 투자유치 이야기

SendBird (센드버드)가 미국에 본격 진출한지도 어느덧 3년 정도가 되었다. 2015년부터 슬금 슬금 준비해 오다가 2016년 1월 1일부터 Y Combinator의 W16를 시작하면서, 아예 본거지를 실리콘밸리(라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요즘은 북쪽으로 스타트업들의 중심가가 이동해오면서 San Francisco Bay Area라고 부른다)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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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YC demo day에서 엔젤 및 작은 Seed 펀드들로부터 투자유치를 했었는데, 그 뒤로 Redwood City의 자그마한 코워킹 스페이스로 둥지를 이동하면서 거의 2년 가까이는 Soylent와 맥주로 점철된 바퀴벌레 같은 삶을 살았다. 처음에 책상 2개를 오픈된 공간에 빌렸었는데, 2년 동안 여기에서 점점 커지면서 작은 독립된 방으로 들어가서는 10명 넘는 인원이 될 때까지, 인당 월 $300약간 넘는 정도를 사무실 렌트에 지불하며 보냈다. (요즘은 우리가 나간뒤로 시설에 좀 투자를해서 가격이 좀 올랐다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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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White Summers라는 법무법인이 있는 곳인데, 그곳 1층을 WhiteSpace라는 코워킹으로 내주는 곳이었고, 대표 파트너분이 너무 좋게 대해주셔서 (이분은 정말 훌륭하시다 ㅠㅜ 감동의 변호사..), 나중에는 방 2개를 쓰는 데 그 곳 사이 벽을 허물고 슬라이딩되는 유리문을 (무상으로!) 달아주셔서 덕분에 영업팀과 엔지니어링이 나뉜 듯 하면서도, 필요할때는 문을 열고 개방형으로 쓰는 재미난 환경이 되었었다. 다만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로스(growth)팀은 각종 행사 및 장비, 케이블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를 겸한 다른 구석 방에서 일을 했어야 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컸던 기억이 있다.

이곳에서 2016년 5월초부터 2018년 4월말까지 있었으니 꼬박 2년을 보낸 샘이다. 2018년 5월부터는 San Mateo로 (기차)역세권으로 이사를 했다.

2017년 1월 – 시리즈A에 도전하다.

B2B Enterprise 소프트웨어 기업 (혹은 SaaS라고도 부른다)는 시리즈A에 갈때 몇 가지 보는 지표들이 있는데 (Tomasz Tunguz 글 참고) 우리도 2016년말에 얼추 이런 마일스톤을 달성한 상태였다. 그래서 2017년 1월 중순즈음하여 소위 말하는 실리콘밸리 시리즈A 투자유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약 30개의 VC를 소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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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위기

중학교 도덕 시간에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는 말을 처음 배우고 나서는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내가 안다고 말할 만한 주제에 대하여는 나름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일단 무엇에 대하여 안다고 말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반대로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행동을 하기에 상당히 많은 공부를 해야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외면을 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어설프게 단면을 알고 재단하여 이야기하기 보다는, 제대로 알고나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다보니, 업(業)이 삶과 행동의 대부분이 되었고, 그 외에 대하여는 일자무식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삶은 단순했다.

그런데 최근 한 10년 좀 안 되는 기간 동안, 사업을 하며 이래저래 여러 정치인을 만나게 될 기회가 있었고, 그 동안 여러 차례의 미국 대선, 한국 대선, 또 최근에 미국과 한국에서 다시금 조명되고 있는 정치적 사안들을 보며 생각이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사업과 가족, 그리고 가끔의 친구 관계라는 비교적 단순해 왔던 삶에 생각할 차원이 하나 더 늘어난 샘이다.

정치라는 단어는 내 삶에 영향을 그 동안 직, 간접적으로 주고 있어 왔지만, 내가 다시 되먹임(feedback)을 함에 있어서는 분명 소홀히 해왔다.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는 범주 내에서의 법을 지키고자 하고, 윤리라는 것에 대하여 실행하려고 하고, 쓰레기 버리지 않고, 세금을 잘 내고, 앞의 전제를 잘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개개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응원하고, 투표를 하는 정도가 나로서의 국민의 의무를 다함의 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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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Moving Checklist (미국 이민 체크리스트)

최근에 SendBird 팀의 일부가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이래저래 확인할게 많았는데, 마땅히 체크리스트로 쓸만한게 없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요즘 글로벌 진출 등을 연유로 한국 분들이 미국으로 넘어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은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구글 시트 문서이며, 해당 시트를 복사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피드백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주세요.

* 회사 블로그에 담을 만한 주제일지 몰라서 우선 여기에 먼저 올려봅니다.

한국의 의전 문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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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에서 고문맥사회 vs 저문맥사회라는 개념이 있는데, 한 사회의 문화와 언어가 갖는 표현 방식의 특징을 의미한다. 한국은 대표적인 고문맥사회다. 많은 대화는 함축적인 방식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굳이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눈치와 감으로 대화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김과장이 알아서 잘 해와” “박대리가 적당히 해서 갔다줘” “대표님, 잘 아시면서” 같은 정보량이 거의 없는 대화들이 오가도 어색하지가 않다.

그러나 대표적인 저문맥사회인 미국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하면, 명확하지 않다고 다시금 질문 받기 일쑤다. “그래서 당신이 하고자 하는게 정확하게 뭔데?” “왜 그렇게 하려고 하는건데?” 같은 도전적인 질문을 늘상 받게 된다. 이러한 문화권 사람들이 건방져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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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7 Core Values at SendBird

Our 7 Core Values (SendBird)

1. Endless tenacity for customers / 고객을 향한 끝없는 집요함

“Only the paranoid survive” – Andy Grove, Intel

고객이 곧 기업의 존재의 이유(raison d’être)이며 고객의 가치와 경험을 최우선 당면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아직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의 해법까지 창조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분명 상당히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끝없이 집요하게 파고들어 문제를 해결해야합니다. 우리는 지독하리 만치 우리의 고객과 mission에 집중하고 이를 제외한 것들에 대하여는 계속해서 no를 할 것입니다.

2. Better than the best / 최상을 넘어서

“Be a yardstick of quality. Some people aren’t used to an environment
where excellence is expected.” 
- Steve Jobs, Apple

우리는 스스로, 그리고 조직 전체에 늘 보다 과감한 목표(stretch goals)를 설정하고 달성을 위하여 매진해야합니다. 목표를 위하여 효율과 효과, 빠르면서 높은 퀄리티, 그리고 아쉽지 않을 절대적인 노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당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타협을 하지 않으며 늘 보다 높게 본인과 조직 전체의 수준과 성과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같은 일에 대하여도 매순간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최상, 최선에서 만족하지도, 멈추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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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어려움과 Comfort Zone

변화는 기본적으로 상태/행동/생각을 움직여야하는거기 때문에 우리가 대하게 되는 95%의 사람에게는 불편한 감정을 필연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가면 변화보다는 익숙한 것들과 현상유지를 선호하게는 선천적 성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굳이 상대방과의 사이/감정이 불편해지는 것이 싫기 때문에 일을 피하거나 미루게 되면 아무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과도 나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적당히?) 불편하게 하는데 익숙해져야하고, 대신 그 불편함이 결과적(to-be)으로 양쪽의 이로움으로 연결되도록 해서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불편함이 새로운 편안함으로 바뀌도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단기적으로 불편함을 만들어 내려면 결국 스스로부터가 우리의 to-be가 현재의 as-is보다 더 이롭다는 믿음이 서있어야 합니다. (사실 인간의 예견 능력은 무척 형편없기 때문에, 이러한 믿음은 주로 만들어내는 것이지, 주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요.)

우리가 좀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고, 스스로, 그리고 남과 함께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우선 우리 스스로 늘 Comfort zone을 벗어나는데 익숙해 져야합니다.

ps. 대신 상대방의 이로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본인의 이로움만 추구하면서 상대방을 끊임없이 불편하게 하다보면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겠지만요.

[Note] 인생에서의 습관

The Power of Habit (역: 습관의 힘) ”이라는 책을 예전에 꽤 인상깊게 읽었는데, 인생은 결국 태도와 습관에서 꿈과 목표의 달성, 성공과 행복 등이 정해진다고 믿는다. 특히 첫번째 다녔던 병특 회사가 문을 닫는 모습을 보며 조직의 문화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내가 속한 조직 (회사건 학교건, 친구 모임이건 간에)에 따라 그 구성원들의 태도와 습관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사회적 압력에 의하여 본인에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소위 ‘명문대’에서 얻을만한 가장 강력한 무언가가 있다면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 (high standards 정도로 번역해보자)”, 그 다음이라면 아마도 네트워크 (학생간, 그리고 교수 및 사회 선후배와의)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요근래에 “어떤 엘리트들의 위로를 바라보며“라는 글이 보며 이러한 믿음은 약간 더 강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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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1 – The Chamber of Extreme Pleasure and Self-Realization

자그마한 캡슐이 있다. 여기에는 사람이 누워서 잘 수 있고, 이 방에서 잠들게 되면 원하는 만큼 무한히 생명을 유지하며 잘 수 있다. 자는 동안에는 사람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사실은 현실에서 살면서는 절대 느낄 수 조차 없는 극도의 쾌감이 지속된다. 

또한 지적 희열을 맞볼 수 있는 정신적 쾌감, 충만감, 그리고 자아실현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잠든 동안 그어떤 물리적 상처 및 병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적절한 수명이 되어 노화가 되면, 아주 평온하게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한 이 방에서 잠든 동안 사회에 직접적이고 의미있는 기여를 많이 하게 된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보듯, 사람의 생화학적 반응을 통하여 친환경 에너지를 발전하여 공급하게 되며, 두뇌는 클라우드 브레인에 연결되어 인류의 processing power의 pool에 동참하게 되어, 세상의 가장 어려운 난제들을 풀어나가는데 끊임없이 기여하게 되고 이러한 업적을 이룰 때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에 함께 기록되고, 가족들에게도 이러한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는 우선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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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과 개방경제의 시대

지구의 인구가 늘고 있다. 2014년 한 해만해도 전세계인구는 8천만명이 늘었다. 대한민국이 통째로 하나 더 생기고도 남는 만큼의 사람이 지구에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자라나면 무언가 생산을 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를 살짝만 되짚어봐도 희소한 자원을 제외한 모든 것들의 공급은 대부분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매년, 매달, 매일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새로운 아티스트가 생겨나며,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고, 새로운 컨텐츠가 창작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 공급(Supply)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생산 활동에는 그 반대편에 그 만큼의 소비 활동이 따라줄 것이라는 전제, 사실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수요(Demand)다.

이 수요의 총 합은 아주 간단하게는 인구수 * 개인의 소비 한계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한명이 하루 종일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 볼 수 있는 컨텐츠 량, 들을 수 있는 소리/음악의 양, 할 수 있는 게임의 양, 만들어낼 수 있는 문서의 양 등 여러 방면에 걸쳐서 각각 한계치가 있다. 한 사람의 인지에 필요한 관심 자원, 가처분 소득/자본, 생리적 한계 등의 몇 가지 제약으로 모든 것이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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