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dBird의 실리콘밸리 시리즈 A (Series-A) 투자유치 이야기

SendBird (센드버드)가 미국에 본격 진출한지도 어느덧 3년 정도가 되었다. 2015년부터 슬금 슬금 준비해 오다가 2016년 1월 1일부터 Y Combinator의 W16를 시작하면서, 아예 본거지를 실리콘밸리(라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요즘은 북쪽으로 스타트업들의 중심가가 이동해오면서 San Francisco Bay Area라고 부른다)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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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YC demo day에서 엔젤 및 작은 Seed 펀드들로부터 투자유치를 했었는데, 그 뒤로 Redwood City의 자그마한 코워킹 스페이스로 둥지를 이동하면서 거의 2년 가까이는 Soylent와 맥주로 점철된 바퀴벌레 같은 삶을 살았다. 처음에 책상 2개를 오픈된 공간에 빌렸었는데, 2년 동안 여기에서 점점 커지면서 작은 독립된 방으로 들어가서는 10명 넘는 인원이 될 때까지, 인당 월 $300약간 넘는 정도를 사무실 렌트에 지불하며 보냈다. (요즘은 우리가 나간뒤로 시설에 좀 투자를해서 가격이 좀 올랐다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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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White Summers라는 법무법인이 있는 곳인데, 그곳 1층을 WhiteSpace라는 코워킹으로 내주는 곳이었고, 대표 파트너분이 너무 좋게 대해주셔서 (이분은 정말 훌륭하시다 ㅠㅜ 감동의 변호사..), 나중에는 방 2개를 쓰는 데 그 곳 사이 벽을 허물고 슬라이딩되는 유리문을 (무상으로!) 달아주셔서 덕분에 영업팀과 엔지니어링이 나뉜 듯 하면서도, 필요할때는 문을 열고 개방형으로 쓰는 재미난 환경이 되었었다. 다만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로스(growth)팀은 각종 행사 및 장비, 케이블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를 겸한 다른 구석 방에서 일을 했어야 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컸던 기억이 있다.

이곳에서 2016년 5월초부터 2018년 4월말까지 있었으니 꼬박 2년을 보낸 샘이다. 2018년 5월부터는 San Mateo로 (기차)역세권으로 이사를 했다.

2017년 1월 – 시리즈A에 도전하다.

B2B Enterprise 소프트웨어 기업 (혹은 SaaS라고도 부른다)는 시리즈A에 갈때 몇 가지 보는 지표들이 있는데 (Tomasz Tunguz 글 참고) 우리도 2016년말에 얼추 이런 마일스톤을 달성한 상태였다. 그래서 2017년 1월 중순즈음하여 소위 말하는 실리콘밸리 시리즈A 투자유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약 30개의 VC를 소개 받았다. 

이동네는 워낙 VC도 많지만, 스타트업도 많다보니, 펀드레이징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다른 chat API가 아닌 모든 다른 Seed 스테이지의 스타트업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다짜고짜 VC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거절율이 매우 높기에 (물론 매출이 미친 듯이 늘고 있고, 모든 고객이 이미 입소문을 내고 있으면 cold contact도 되겠지만… 뭐.. 대부분 그러하지 않다) 우리가 만나고 싶은 VC들 중에서 어떤 파트너를 만나야하는지 파트너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그리고 해당 펀드가 시리즈A를 중점적으로 하는 펀드가 맞는지, 최근에 경쟁자나 유사 업종에 투자한적은 없는지, 혹은 과거에 유사 업종에 투자를 했다가 VC가 상처받은적(?)은 없는 지 등을 대략적으로 좀 조사를 해야한다.

그렇게 해서 20-40곳 정도를 리스트업하라고 권장하는데, 우리는 대충 중간인 30곳을 목표로 했다. 그 다음부터는 해당 파트너들을 아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는 다른 아는 기업가 및 우리에게 투자한 엔젤 투자자, Y Combinator, FundersClub 등 시드 펀드 들에게 메일을 적당히 돌려서, 아름 아름 30곳의 VC 명단이 모였다. 

이때는 투자유치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방법을 잘 몰랐기에, 하라는 대로 안하고 걍 연락이 되는대로 미팅을 잡아서 만나기 시작했다. 참고로 “투자유치를 하는 것”과 “투자유치 프로세스를 운영 (Justin Kan의 글 참고)”하는 것은 완전 다른 이야기다. 이전에 엔젤 및 VC 라운드로 여러개 회사에 걸쳐서 7개 라운드에서 직접 equity 투자유치를 성사했었고, 개인 레벨에서 엔젤투자자로도 여러 스테이지의 회사들에 참여를 해본 상태였기 때문에 스스로 뭣 좀 해봤다고 다소 오만해했던 것이 큰 실수였다. 특히 미국에서 엔젤/시드 펀드와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시리즈 A에 요구되는 바(bar/수준)이 좀 차이가 있고 나날이 복잡해지는 추세라,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잘 준비해야한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대략 1.5달 정도 동안 느긋하게 30곳을 초도 미팅을 하였고, 얼추 절반 정도는 추가 미팅도 가고 데이터도 물어보고, 이래저래 연이은 미팅을 하나 하나 하며 갔었다. 어느 덧 정신차리고보니 2달이 다 지나 3개월차로 넘어갔는데, 정작 텀싯(termsheet)이 온 곳은 없고, 요청하는 데이터의 더미 속에서 우리팀의 엑셀과 차팅 실력만 늘어가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29개는 점점 열의를 잃더니 흐지부지 되었고 1곳 정도가 열악한 조건의 제안이 와서, 이럴 거면 진행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무마하게 되었다.

VC들에게서 받은 피드백이 여럿 있었는데, 주로 시장 사이즈가 작아 보인다거나, 차별화를 모르겠다거나, 팀이 분산되어있는게 리스크라거나, 고객사가 해외에 퍼져있는게 위험해보인다거나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 “Hear the no’s but not the why’s” 라는 조언이 있었긴 하나, 그래도 하나 하나가 다 괴롭게 들렸고, 29번의, 사실상 30회 연속 실패에서오는 좌절감은 뭐.. 약간은 대미지를 준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사업이 실패를 한 것도 아니고, 팀원들도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일단 “this too shall pass”다. 계속 가야한다.

성장 중에도 돈은 떨어진다. 회사가 잘 되도 마음은 마른다.

원래는 다른 회사들에게서 줏어 들은 것도 있겠다, 내부에 다소 자신감있게 이쯤이면 투자유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작 돌아온 실패에서 패전의 소식을 팀에게 전한다는건 이래저래 괴로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Seed 투자자 분들도 회사가 성장중인걸 잘 아는 상황이라 일부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는데, 여기서 오는 여러가지 추측에서 발생하는 혼란스러움, 팀원들이 느끼는 실망감, 또 대표로서 내부에서 잃은 신뢰, 투자자들이 계속 느낄 불안감,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부족한게 아닐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 심지어는 ‘이것이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은 아닐까’, ‘내가 소위 미국에서의 성골인 하버드/스탠포드 출신이 아니어서 불이익을 받는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정작 회사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닌가..’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흘러갔다.

하지만 이런 좌절감을 음미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가 작은 사무실에서 땀냄새 쉰냄새 나며 일하며 돈을 아끼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burn rate가 있었다. 그때 대충 6개월 이하의 돈(runway)이 남아있었던거 같다. 분명 회사 매출은 빠르게 성장중이었고, 고객사도 늘고 있고, 제품도 좋아지고, 투자 실패로 인한 좌절감은 있었지만 팀원의 사기도 그래도 이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2PM Framework에서 Money가 떨어져가고 있었다. 혈액이 떨어지면 사람이 죽고, 돈이 떨어지면 회사가 죽는다.

정말 다행스러웠던 것은 (적어도 이때까지는) Y Combinator 시작 이후로 매달 빼놓지 않고 미국과 한국 투자자 모두에게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있었다. 매출/계약 수치, 고객 변동, 제품 변동, 인력 변동, 그 외 이런저런 내용들을 뉴스레터로 매달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내부 투자자들의 회사에 대한 가시성이 낮지는 않은 상태였고, 그래서 기존 투자자에게 Seed라운드를 extension하겠다는 이야기를 제안했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거의 몇 주 내에 목표 금액이 다 모였다. Justin Kan, Kevin Mahaffey 같은 Y Combinator (풀타임 및 파트타임) 파트너 2명도 이때 같이 들어왔고, 그 외에 다른 YC Alum회사이자 성공적인 검색 API회사인 Algolia의 창업자/CEO인 Nicolas Dessaigne 등도 투자자로 합류하였다. (일단 당장은) 살았다!

여름이 지나면 제2의 막이 올라간다.

미국은 7월-8월은 펀드레이징 비수기다. 시리즈A만 해도 대부분의 펌(firm)이 거의 모든 파트너가 참여하는 투심위(한국에서는 IR을 한다고 하고 투자심사위원회(IC: investment committee)를 진행한다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VC들은 IR대신에 full partnership pitch라고 부른다)가 있어야 하는데, 여름에는 몇 몇 파트너들이 농담아니고 막 한달씩 휴가를 가버린다. 그래서 없는 파트너들이 많아서 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하고, 본인들 사이에도 ‘굳이 이렇게 까지 하며 투자를 해야하나’라는 심리와 함께 ‘이런 시즌에 펀드레이징을 하는 회사라니, 사업을 잘 할줄 모르는 군!’이라고 까지 생각해버리기도 하는 듯 하다. 물론 ‘우린 여름에도 쉬지 않고 투자해’하는 VC들도 있지만, 그 또한 해당 펌의 일부 파트너들만 그런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찌되었건 비수기다. 

이 동안은 어떻게든 버텨야한다. 우리는 다행히 연명을 한 상태고, 회사는 계속 성장중이어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즐거울 수 많은 없다.

‘그 사이에 성장세가 꺾이면 안되는데…’ ‘만에하나 회사에 무슨일이 생기면 어쩌지..?’ (여기서 회사는 시장/고객, 사람, 제품, 돈 등을 모두 복함한 개념…) ‘경쟁자가 엄청난 투자 유치를 한다면?’ … 불안감은 여름 휴가철과는 상관없게 커져만 갔고, 회사에서 지새우는 우리의 밤은 여전히 길었다.

9월부터 바로 요이땅! 하고 들어가야하는데… 사실 내 발목을 잡는 건 다른 것들이었다. 

‘아.. 이번에도 팀에게 호언 장담하고 갔다가 펀드레이징 실패하면 어쩌지.. 잘못하면 회사와 투자자의 사기가 회복 불가 상태가 될 것 같은데..’ ‘투자자가 거절한 이유들이 극복이 완전히 안된거 같은데… 이게 정말 해소가 우리 단계에서 가능한게 맞나?’ ‘사실 이면의 인종차별이나, 이동네 성골 출신이 아닌게 발목을 잡으면 어쩌지?’ 등… 오히려 심리적인 요인들이 펀드레이징으로 나가는데 주저하게 만들었다. 고민만 쌓여가서 YC 파트너들과 오피스아워 (OH: Office Hour)를 하며 펀드레이징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였다. 타이밍, 피칭, 스토리 등..

2017년 10월 – 시리즈A에 재도전하다.

이제는 정말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엔 제대로 프로세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9월 중순즘부터 메일을 보내며 10월 초-중순에 약 20개사 정도의 미팅을 잡았다. 이때 달라진 것은 우리의 스토리, 그간의 추가적 성과, 펀드레이징 프로세스 이렇게 3가지가 되겠다. 

1) 스토리: 기존 펀드레이징에서 Q&A에서 자꾸 엉뚱한 디테일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자꾸 사업을 이해를 못하거나 엉뚱하게 생각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들려준 이야기가 난해했다는 소리고, 다시 말하자면 스토리가 복잡해서 사업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안그려져서 청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사업의 모든 세세한 모습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신경썼다면, 이번에는 스토리를 최대한 단순하고 중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갔다. 이전보다 부록(appendix)으로 슬라이드를 더 빼버리고, 정말 디테일한 질문이 들어오기전에는 우리가 뭐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2) 성과: 연초 보다는 2배이상 올라간 상태였다. 다만, 노이즈도 좀 더 증가하고, 데이터 포인트도 많아지다보니, 재무적 가시성은 올라갔으나, 그 만큼 영업 프로세스 등에서 아직 조악한 부분도 좀더 부각된 상태였다. 그래서 투자 스토리 중 하나가 VP of Sales를 영입하여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며 경영진에 추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담았는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B2B기업들이 시리즈 A 전후에 VP of Sales(기존에 있어도 증명되지 않은 사람일 경우, 영업 부분은 거의 새로 뽑아서 대체한다)를 영입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익숙한 패턴인식에도 큰 무리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2018년에 실제로 뽑았다!)

3) 프로세스: 초도 미팅을 훨씬 잘 스케쥴링하여 첫 2주에 정말 거의 모든 미팅이 다 잡혔다. 정말 미리 미리 잡아야 한다. 그리고 미리 펀드레이징 타임 라인을 잘 커뮤니케이션 해야한다. 다행히 미팅들이 연속으로 잡혀있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시그널링이 되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첫 미팅한 곳부터 거의 순서대로 다 저번 보다 좀더 좋은 시그널의 추가 미팅 (예를 들어 시니어한 파트너와 미팅)이 잡히거나 바로 최종 단계인 Full Partnership Pitch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세스를 시작한 약 10일 후 첫 텀싯이 도착했다. 2주가 다 지나갔을 때는 텀싯이 3개가 와있었고, 그 다음주에 3개가 더 올 예정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중간에 돌다리를 조금 더 두드려보는 VC 분들도 계셨는데, 어쩔 수 없이 고사하고, 일단 먼저 진행되는 곳들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우리가 VC들의 레퍼런스 체크를 많이 해야했다. 다행히 YC에서 해당 VC들과 일해본 회사들이 많아서, 골고루 전화하며 텀싯이 온 VC당 적어도 회사 3곳 정도와의 레퍼런스 콜을 했다. 좀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메시지가 너무 일관성이 있게 나오는 경우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

결국 성과가 더 좋아서 그런게 아니냐.. 라고 단순하게 볼 수 있겠지만, 프로세스를 제대로 운영할 때 느껴지는 밀도와 그렇지 않을때 느껴지는 밀도는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경험해보면 많이 다르다. 우선 이메일 inbox가 만난 투자자들과 교환하는 메일로 차곡 차곡 순서대로 영업 파이프라인마냥 누적되고, 당일 밤에 와서는 우선순위/복잡도에 따라 팔로업 메일을 쳐내고, 다음날 아침부터는 다시 미팅들을 2-3개씩 가는게 일상이 된다. 그렇게 2주동안 타이트하게 가져가면 투자자들도 느낄 수 밖에 없다. 본인들이 추가 미팅이나 콜을 요청해도 정작 내가 쉽게 승낙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미팅이 잡혀있으니까.. 그리고 투자자들간의 네트워크가 있어서 이야기가 돈다. 그러고 엔젤 투자자나 YC 파트너들에게서도 연락이 온다. “너 A사랑 이야기 중이라며? 내가 어떻게 설명해주면 되?” 라고 물어본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그리고 스토리가 단순화되면 투자자들이 던지는 질문의 스트라이크존이 명확해진다. 질문의 범위가 줄어들고, 답변도 더 잘 가다듬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4번째 정도 미팅만 가도, 답변의 명확성이나 자신감이 올라간다. 한국에서 사업 계획서 보내주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정말 이부분을 너무 강조하고 싶다. 사업의 모든 디테일을 다 보여주려고 하지마시고, 명확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해야한다. 여기서 스토리텔링은 감성적 전개를 해서 심금을 울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도대체 뭘 하는 회사인지 오해없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어찌저찌해서 10월에 시리즈A를 시작하고 대략 3주차에 텀싯을 싸인하고는 긴장이 풀린 나머지 비교적 느긋하게 DD(due diligence; 실사)를 한 뒤 12월 초에 $16M (170억원)의 Series-A 라운드를 완전히 클로징을 하였다. 여기에 Y Combinator를 비롯하여 기존 투자자도 약간씩 추가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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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최종적으로 싸인을 한 2곳에 대한 일화를 전하며 이번글은 마무리 해보고자 한다.


1) Doug Pepper @ Shasta Ventures와의 만남

이 분(Shasta의 프로필 페이지 참고)은 YC 파트너 2명 및 시드 펀드를 통해서 동시에 소개 받았다. 왜 이렇게 여러명이 서로 소개해줄까를 생각해보면, Doug 파트너 자체가 이동네 마당발이다. 투자 전에도 그랬지만, 투자 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 분을 언급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한결같이 평이 좋다. 투자자로서도 그렇지만 개인으로서 호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려한 학력과 경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VC로서 이 업계에서 B2B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만 집중해서 15년 넘게 투자를 해온 베테랑이다. 이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Marketo의 최초 투자자로서 IPO까지 견인하였고 (최근에는 Adobe에 약 5조원에 인수되었다), 그 외에도 Flurry, Optimizely, Braze (Appboy) 등 B2B에서 집중해서 성공사례를 계속하여 만들어내고 있다.

이 분이 당시 우리 회사의 작은 골방에 오셨을때는 우린 사실 잘 몰랐다. 이미 여러 VC를 줄줄이 만난 상황에서 미팅을 하는 상태라, 사실 바빠서 사전 조사를 충분히 못한게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 첫 미팅때 자리에 앉자마자 들려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우리와의 미팅 전에 경쟁사의 영업 사원과 전화를 하고 나서 그 들의 영업 전략, 우리 대비 차별화 방법 등에 대하여 조사를 해와서 이를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그리고 우리는 그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질문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잠재 고객사 소개 메일을 써주었다. 다른 VC들과 미팅을 하면 주로 “어디어디 소개해줄 수 있는데 나중에 팔로업 해줄게"라는게 일반적인데, 그 자리에서 바로 메일을 열어서 소개를 해주는 건 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쪽 우리 경영진들과도 바로 만났었는데, 거의 그 미팅 한방에 우리 모두가 “아 일단 이 사람에게 투자 받고 싶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첫 만남 후에 바로 오는 월요일에 최종 투심위에 해당되는 Full Partnership Pitch가 잡혔다. 진행 후에 바로 전화가 와서, ‘텀싯 갈건데 조건을 이야기 해보자’라고 해서 전화상으로 협의 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 이야기한 조건을 바로 텀싯에 반영해서 직접 사무실에 찾아와서 보여주었는데, 그 사이에 하필 다른 곳들과 좀더 이야기되면서 약간 바꾸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만난 자리에서 바꾸고 싶은 조건들을 이야기 했는데, 바로 웃으며 “아.. 좀 힘들지 모르겠지만, 일단 되게 할게. 들어가서 파트너들에게 이야기 해보긴 하겠지만, 내가 어케든 되게 할테니 걱정마. 이거면 되는 거야?”라고 했다. 물론 영업상의 기술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 자리에서 본인이 되게할테니 믿고 가달라고 하는게 꽤 충격적이었다. (다른 VC들과도 유사 논의를 하고 있었기에 반응들이 각기 다른게 흥미로웠다..) 그 만큼 우리 사업을 더 강하게 믿어준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파트너는 VC 내부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맞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소위 말하는 “pound the table”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스타트업들의 레퍼런스 콜을 하면서 Shasta라는 회사에 대한 확신을 넘어서 감동까지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건 훗날 전하기로 하고.. 그렇게 해서 Doug가 돌아가더니, 그날 밤에 전화가 왔다. “텀싯 바꾼거 있는데, 지금 시간 되?”라고 해서 저녁 10시 즈음하여 Doug의 동네 근처 맥주집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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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자리에서 Doug가 가방에서 꺼낸 텀싯을 읽어 보고 싸인을 했다. 우리 사업을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 Villi Iltchev @ August Capital와의 만남

Villi (August의 프로필 참고)는 우리에게 1월에 no를 했던 파트너 중 한명이다. 그 때의 명확한 결단력 (모호하게 질질끄는 투자자보다 명확하게 no를 주고 구체적으로 본인의 어떤 가설이 뒤집히면 yes로 바뀔지를 이야기하는 vc는 인상에 잘 남는다)이 기억에 남아서 다시금 연락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원래는 이민자 출신으로서 매우 억척같은 인생을 살아온 터프한 분인데, 그 뒤로 정말 미국에서 어메리칸 드림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아는 SaaS의 최정상에 있는 기업가치 100조원의 Salesforce에서 VP로서 전략적 제휴 및 투자하는 팀을 이끌며 Hubspot, Box, Mulesoft, Gusto, Zapier 등 이동네에서 기라성 같은 회사들에 30개 이상의 투자를 하였고, 그 이후에 Box의 경영진으로서 비슷한 역할을 해오다가 몇 년전에 August Capital에 합류하였다. 그러고 VC로서 한 첫 투자가 GitLab인데, 최근에 이 회사 마저 유니콘이 되어 버렸다

아울러 August Capital의 배경이 사뭇 흥미롭다. 원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관 투자사인 TVI의 출신들 중 B2B쪽으로 비중있게 하는 사람들이 August를 만들고 B2C쪽에 비중있게 하는 곳이 Benchmark를 만들었다. 그래서 두 회사는 철학이나 운영방식이 비슷하다. 6명의 파트너가 있고, 동일하게 수익을 나누며 (다른 VC들은 대부분 해당 딜을 진행한 파트너가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간다) 그래서 1명에게 투자를 받아도 나머지 5명에게 동일하게 지원을 요청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투자를 하는 회사수는 더 적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파트너 전원이 와서 축하를 해주는 좀 특이한 문화를 갖추고 있다. 여기의 David Hornik이라는 대표 파트너 또한 이동네에서는 엄청 좋은 평판과 함께 겸손한 인품으로 폭넓이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이분도 경력을 보면 정말 화려한데, 만나보면 정말 수수하고 재미나다.)

그래서 우리가 재도전한 10월 16일이 인상에 남는다. 첫 미팅에는 Villi와 Howard Hartenbaum을 오전 11시에 만났었다. 첫 미팅이 끝나자마자 Villi가 “다음 미팅이 몇시야?”라고 질문 하여서 “3시에 이 근처에서 미팅이 하나 더있어"라고 했다. 그랬더니 하워드를 보면서 “그러면 우리 12시에 회사에서 점심 나오니까 먹고 가는게 어때? 1시에 미팅 한개만 더 하고 가자"라고 해서 ‘엇 좀 빨리 진행되는건가..’ 싶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우리 바로 full partnership pitch 갈거니까 방금 전에 우리에게 한대로만 해주면되"라고 해서 순간 당황했다. 바로 회사에 전화해서 우리쪽에 풀파트너십에 같이 가는 투자팀이 있던 Mark (당시 Head of Growth) 및 Jin (당시 Head of Engineering – US)보고 바로 와달라고 했다. 같이 피자 먹자고..

아무튼 그렇게 해서 1시에 바로 최종 피치를 하게 되었고, August의 파트너 전원이 들어왔다. 사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피치를 했는지는 기억에 나지도 않는다. 일단 뭔가 했고, 악수들을 했고, 뭔가 끝나고 우리 회사 두 분은 돌아가고, 난 바로 다음 미팅으로 갔었던 것 같다.

그렇게 미팅이 끝났는데 오후 느즈막히 Villi로부터 전화가 왔다.

“앞 미팅은 잘 끝났어? 나 지금 우리 파트너들이랑 차 안에서 시내에 행사가 있어서 가는 중이라 같이 있는데, 너희 이야기 좀 했어. 우리 다음주 월요일에 텀싯 줄거고, 그 날 저녁에 우리 파트너들과 다 같이 저녁 식사 하자. 나 이제 실사 좀 해야하니까 너희 고객사 레퍼런스 3개랑, 너 레퍼런스 2개랑, 지난 1년 수치 정리된 엑셀 있으면 거기에 미래 1년 정도 추정치 해서 좀 보내줄래?“ 라고 했다.

솔직히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늘 too good to be true는 아마도 false일 거라는 거에 익숙해져있었기에 정말 파트너들과 저녁 식사가 잡히는지, 정말 뭐 진행되긴 하는 건지.. 좀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뭐 .. 정말 바로 잡혔다. 하필 그 월-화에 걸쳐 Jin이랑 Mark는 시애틀에 AWS관련 행사로 가기로 했었는데, 월요일 저녁이란다. 

그래서 그 월요일에는 Jin과 Mark는 새벽 이른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에서 가서 미팅을 하고, 오후 비행기를 타고 다시 이동네로 와서 1시간 같이 파트너들과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다시 그 길로 공항으로 가서 시애틀로 날아갔다. 초인적인 스케쥴이었는데, 그래도 이 투자사랑 함께 하게 되어서 그나마 좀 덜 미안하게 되었다.

그렇게 파트너들과 저녁을 먹은 뒤에 빌리가 책가방에서 텀싯을 꺼냈다. 조건을 좀 조율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당장은 힘드니 따로 논의 좀 해보고 싸인하자고 했다. 사실 신나서 혹 .. 했지만.. 대표의 역할은 회사에 가장 좋은 딜을 만드는 것이니.. 일단은 그 자리를 뒤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Shasta와 August의 조인트 co-lead 딜로 만들어서 싸인을 했다.

그리고 Villi는 여전히 모든 사안에 대하여 매우 명확하게 yes/no로 답을 해준다. 다만, 본인은 늘 ‘나는 투자자이고 사업은 너희가 하는거니 고민해보고 결정해서 알려줘’ 라는 투자자로서의 배려를 잊지 않는다. 독재정권과 전쟁을 피해 바다를 건너온 가족의 아들로서 미국에서 남들이 꿈꾸는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빌리를 보면 집념과 절박함이 어떤 것인지가 느껴진다.

이렇게 어찌저찌 해서 소위 말하는 실리콘밸리의 정상 투자자들이 모여있다는 Sand Hill Road에 있는 2명의 투자자와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것도 옛말이라 위 두명을 포함해서 이동네 투자자들은 다들 샌프란시스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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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Moving Checklist (미국 이민 체크리스트)

최근에 SendBird 팀의 일부가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이래저래 확인할게 많았는데, 마땅히 체크리스트로 쓸만한게 없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요즘 글로벌 진출 등을 연유로 한국 분들이 미국으로 넘어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은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구글 시트 문서이며, 해당 시트를 복사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피드백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주세요.

* 회사 블로그에 담을 만한 주제일지 몰라서 우선 여기에 먼저 올려봅니다.

Our 7 Core Values at SendBird

Our 7 Core Values (SendBird)

1. Endless tenacity for customers / 고객을 향한 끝없는 집요함

“Only the paranoid survive” – Andy Grove, Intel

고객이 곧 기업의 존재의 이유(raison d’être)이며 고객의 가치와 경험을 최우선 당면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아직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의 해법까지 창조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분명 상당히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끝없이 집요하게 파고들어 문제를 해결해야합니다. 우리는 지독하리 만치 우리의 고객과 mission에 집중하고 이를 제외한 것들에 대하여는 계속해서 no를 할 것입니다.

2. Better than the best / 최상을 넘어서

“Be a yardstick of quality. Some people aren’t used to an environment
where excellence is expected.” 
- Steve Jobs, Apple

우리는 스스로, 그리고 조직 전체에 늘 보다 과감한 목표(stretch goals)를 설정하고 달성을 위하여 매진해야합니다. 목표를 위하여 효율과 효과, 빠르면서 높은 퀄리티, 그리고 아쉽지 않을 절대적인 노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당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타협을 하지 않으며 늘 보다 높게 본인과 조직 전체의 수준과 성과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같은 일에 대하여도 매순간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최상, 최선에서 만족하지도, 멈추지도 않습니다.

3. Work to completion / 일이 제대로 끝날때 까지

“The happiest and most successful people I know don’t just love what they do, they’re obsessed with solving an important problem, something that matters to them. They remind me of a dog chasing a tennis ball: their eyes go a little crazy, the leash snaps and they go bounding off, plowing through whatever gets in the way.” – Drew Houston, Dropbox

우리는 한번 설정한 목표에 대하여는 제대로 완료할 때 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본인의 영역을 벗어나서라도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재정의하고 확장시켜나갑니다. 그리고 목표가 달성될때 까지 반드시 무한히 follow-up합니다. 절대 일이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도록 명확하게 결말을 맺습니다.

4. The buck stops here / 눈이 내리는 것 조차 나의 책임

“눈이 내리는 것도 내 책임이다.” – 하마구치 다카노리

본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라고 굳게 믿으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리더이기에 스스로 더욱 큰 책임을 지기 위하여 노력하며, 항상 리더의 마인드로 은근슬쩍 책임이 흘러가거나 분산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문제의 책임을 타인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돌리고 스스로를 개선시킵니다.

5. Already on it / 이미 하고 있는가

“Move fast and break things” – Facebook ex-motto

허락과 승인을 구하며 기다리기 보다는, 우선 신속히 결정하여, 빠르게 실행하고나서 결과에 대하여 본인이 책임을 지거나 용서를 구합니다. 더욱 빠르게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하여 평상시에도 경험과 고민,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이렇다시피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위험과 도전을 기꺼이 감수하며 신념을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어갑니다. 늘상 ‘이걸 하려고 한다’, ‘이걸 하고 있다’, ‘이걸 했다’로 소통하며 ‘이걸 해도 되나요?’나 ‘이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같은 말을 지양합니다.

6. Highest corporate integrity / 최고 수준의 기업 윤리

“Newspaper Test”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내가 한일이 내일자 뉴스 전면에 나올 경우 부끄러울지 아닐지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회사의 가치와 고객과의 건강한 관계는 타협할 수 없는 기업윤리의 토대 위에서만 구축될 수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기업 윤리를 추구하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는 옳은 행동(right thing to do)을 올바른 근거로 판단해 실천해 나가며, 행여나 이러한 기업 윤리에 위배되어 회사의 신용과 가치에 해악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 당면하면, 본인 뿐만 아니라 동료 혹은 상사라 할지라도 형식을 가리지 아니하고 즉각 시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7. Global citizenship / 글로벌 시민의식

“Manners maketh men” – William of Wykeham, Motto of Winchester College and New College, Oxford

우리는 글로벌 인재들을 포용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듭니다. 인종, 성별, 종교, 장애 등을 포함한 다양성을 기꺼이,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합니다. 아울러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없으므로, 늘 서로를 존중해주고, 생산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누군가 나와 많이 다르거나 개인적으로 잘 맞지 않다고 해도, 우리가 함께 믿는 가치에 부합한다면, 이러한 사람들과 팀워크를 발휘하여, 인종, 성별, 종교 및 장애를 초월하는 기업과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합니다.